신변잡기/독일생활

화상 30일 흉터와 기록

졸리강 2023. 9. 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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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처럼 해외에 계셔서 한국처럼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분이나, 자가 치료를 결심한 분, 물집 껍질 벗겨내지 않고 보존해서 치료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수상후 30일.  그에 대한 정보와 기록은 샅샅이 뒤져서 거의 화상 전문 인간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ㅋㅋㅋㅋ 드레싱은 매우 잘하게 되었다. 
독일 약이 좋고, 의학이 발달 됐고 등등은 옛날 얘기라 할 수 잇다. 이곳은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료 관련 종사자가 매우 매우 부족한 나라다. 

특히 여성의학과, 피부과, 정형외과, 신경과는 예약을 잡기가 힘들고, 일단 괜찮은 병원은 이미 2년 정도 예약이 꽉 차 있는 것 같다. 예약이 가능한 병원은 거의 나를 진료해 주는 의사가 같은 병으로 가도 몇 번씩 바뀌고, 시간이 없어서 환부를 제대로 보지 않고 등등등... 

여 하 튼. 한국 보다 의료 시설이 최소한 흉터관련 피부, 성형외과 두 과목은 한참 뒤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응급실 진료 이후 스스로 결정해서 플라마찐(설파디아진 한국)을 안 바르고, 흉터 치료제를 구매해서 바르고 있다.

*** 환부 사진 눈갱 방지용 ***

 

 

수상당일 부터 72시간 아직 괜찮은줄 알았지. 난 뮤턴트인줄 알았다. 

가려워 죽는줄알았다.

오른쪽 맨 아래 저 빨간시기부터 미친듯한 가려움의 시작...
이때는 항히스타민제고 뭐고 아무것도 안 들었다. 아무래도 수포가 커지는데 붕대는 일반 손가락에 맞게 감아둬서 더 그랬던 듯..

 

그럴리가. 어마어마하게 큰 수포를 지나옴.

화상 환부는 플라마진*설파디아진 을 열흘정도 바르고 항상 파라핀거즈로 일반 거즈와 상처가 붙지 않게 주의했다. 흉 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설파디아진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느꼈을 때는 수포의 물이 완전히 빠져서 상처가 말랐을 때였다. 항생제연고니까. 일단 화상은 흉 지면 더 깊어지거나 흉이 깊어진다고 해서.

 

 

많은 분들이 화상 당일과 몇일 째는 있는데 나아가는 모습은 많이 찍어두지 않으셔서 기록용으로 드레싱 할 때마다 찍었다. 억지로 껍질을 떼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무엇보다 붉은기가 있는 상처라 아직 원래 피부보다 훨씬 연약해서 늘 붕대를 감고 다녔다. 마지막 사진에 보면 검지가 약간 붉은데 피부염이 발생했었다. 지금도 약간 다른 손가락보다는 검지가 붉다. 매우 가렵고, 좁쌀 같은 구진이 일어나 있다.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연고 잠시, 그리고 항히스타민 연고 사흘정도 쓰고 이때부터는 집에 있을 때 환부를 오픈했다. 

 

 

피부염 생겼을 때 어찌나 속상했는지. 진짜 열심히 관리 하고 매일매일 드레싱 바꿨는데 피부염이... 화상 입은 피부는 연약해서 습진 같은 게 잘 생긴다고 한다. 아마 날이 너무 따뜻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사실 한국이였다면 벌써 흉터 레이저 치료 하러 다녔을 것 같은데, 여기는 그런 건 전혀 추천해주지 않는다. 새로운 주치의에게 첵업하기 위해 가서 물어보니 자기가 아이들 흉터 방지를 위해 쓰는 연고를 추천해 줬고, 아직 흉터가 너무 초반이라 레이저 치료를 생각하면 다음 해 정도 가능 할 것 같다고 했다. (당연히 피부과고, 그건 내가 알아서 예약해야 함 ㅋㅋㅋ) 그래서 온갖 연고를 사 모았다. 

일단 처음에 썼던 일반 바셀린과 판테놀 그리고 여러가지가 들어있는 보습연고는 검지에 뭐가 날 때까지 썼다. 마침 다 써서 버렸다.

그리고 판테놀만 들어있는 보습과 상처 리제너레이팅용 큰 연고, 아벤느의 실리콘 시카겔을 주로 쓰려고 샀다. 집에 바이오 오일도 이제 아침저녁으로 바르고 그 위에 실리콘 겔을 바른다. 그리고 또 콘투락투벡스도 주문했다. 헤파린과 알란토인이 들어서 붉은 기에도 좋고 색소 침착이나 콜라겐 과생성을 방지한다니, 흉터가 융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것도 써 보겠다. 

0.3초의 부주의로 300일 가량은 귀찮은 고생을 해야 할 것 같다.. 흐윽.... 흉터가 성숙기로 들어가는건 6개월 후 라고 하니..

앞으로도 계속 사진 찍어 올려서 찾아보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해야지. 30일 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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