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독일생활

물.. 무서워.. 친해질 수 있을까.

졸리강 2024. 1. 2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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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떠난 스페인 여행에서 호텔이 있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난 뒤로부터 주욱 수영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동생은 해경출신이라 꽤 다양한 영법을 구사했고, 반려인은 독일인이니 여기서 나고 자라 수영을 학교에서 배웠다. 
그렇다고 해서 대단하게 수영을 할 줄 아는 것은 아니지만, 헤드업 평영을 깊은 물에서도 겁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해 보였다. 

다시 생각해 보면 동생은 바다수영, 말마따나 생존수영을 했고 아마 입영과 헤드업 평영 그런걸 배우지 않았을까 하고 짐작해 본다. 
당시는 자유형이라고 생각 했으나 지금생각하면 팔 돌리기는 있고 얼굴은 입수되지 않는 헤드업 자유형 같은 거였다. 그리고 다리도 지켜보지 않았으니 어떻게 킥을 찼는지도 모르겠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나 나는 개헤엄, 흔히들 말 하는 평영도 아닌 정말 팔을 위아래로 젖고 다리는 자유형 킥을 차는 그런 식으로 수영을 했다. 당연히 오래 수영할 수도 없고 나는 지쳤다. 

특히 나는 바다수영을 하면서 해파리에 두번이나 쏘였는데, 한 번은 5월의 스페인 말라가 해변이었고 또 한 번은 시드니의 본다이비치였다. 말라가 해변의 해파리에 쏘인 상처는 일 년이 지나도 간지럽고 상처는 5년 정도 그 자리에 있었고, 시드니 블루보틀은 내 몸을 감싸서 친구의 남자친구가 손으로 다 떼주었다. 그 끔찍함과 충격은 아직도 몸서리쳐진다. 나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거의 모든 알러지에 반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면역체계가 부적절하게 반응하는 인간이라 친구는 하루뒤에 모두 사라진 블루보틀 해파리에 쏘인 자국이 또 1년을 갔다.

블루보틀
모르긴 몰라도 스페인의 녀석이 준 상처는 이 친구의 촉수와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
고통스러웠던 나날들, 아이싱 없인 잠 못이뤘다..

 

물을 막 무서워 하던 사람은 아니었는데, 잠영도 곧 잘하고 그랬으나 이 두 번의 사고 이후에는 물이 무서워졌다.... 파도가 종아리에 스치는 그 기분이 무섭달까.. 언제 쏘일지 몰라...... 

이번해에 Waabs 의 캠핑장에서 수온 16도에도 수영한 후에 더욱 간절해진 수영 수업을 등록하기로 결심했지만, 수영장은 초만원.... 그리고 수업은 거의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 어른이 등록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웬만한 아이들보다 수영을 못한다고요.... 나도 배워줘.. 그러다 작년 11월에 집에서 꽤 먼 수영장에서 어른을 위한 수업이 등록 가능함을 알게 되고 부리나케 등록한다. 수영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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