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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아니라 PMS(월경전 증후군)가 그랬어요.
    신변잡기 2024. 2. 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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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결국 또 또 또 이 거지 같은 기분의 나를 발견한다. 이때는 안 그래도 많은 것에 예민한 내가 곱절로 예민해져 있고 이것을 곁에 있는 사람에게 ‘분출’해 버리고 난 뒤에 드는 자괴감과 죄책감에 스스로 부끄럽고 상대에겐 당연히 미안한 나를 …

    이번달은 기분의 변화가 심한 것, 배란통이 있는 것, 우울하거나 잠을 못 자는 나의 상태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억울해 죽을 지경이다. 같이 사는 젊고 큰 백인 남성인 반려인은 이런 죽일 놈의 주기에서 완벽하게 제외된 포궁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 너무너무 부러운 순간이다. 나보다 육체적으로 모든 출력값이 뛰어나게 좋은 이 사람은 월경주기라는 것이 없다. 그뿐이랴 임신과 그에 따르는 위험과 몸의 변화 같은 걸 걱정한 적도 없겠지…. 하하… 나의 ”기분 나쁜 월경 전 이틀“은 유구한 역사를 가졌다. 중학교 2학년부터 시작한 이 사이클은 학창 시절 부모 특히 주양육자인 엄마와의 갈등에 불을 지폈고 괜스레 큰 짜증을 내고는 미안해하는 내 안의 나를 발견했었다. 사실 짜증이라고 쓰고 불안이라 해석할 수 있는 이 기분은 당장 느낄 때는 월경 전 증후군과 잘 분리해서 바라볼 수 없다. 일단 상대에게 쏟아붓거나 처절하게 분노의 오열을 하고 난 뒤, 비로소 ‘또 속았느냐 메롱이다. 몇 년 짼데 아직 분간조차 못하느냐 키키‘ 하는 호르몬의 비웃음을 듣는다.

    이 재수 없는 불안이라는 놈이 전혀 사실과 무관한 것은 또 아니다. 이유는 이 짜증에도 현실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늘 눈에 거슬리던 빨랫더미가 이날 따라 미친 듯이 눈에 밟히고 원래도 한심한 나 자신이 참을 수 없이 못나보여 견디기가 힘들다. 이 모든 것이 마일리지처럼 쌓였다가 폭발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정신 차려 보니 벌써 말해버렸잖슴!!. 늘… 화내기 삼초전만 해도 이건 아주 정당한 이유였는데, 모든 말을 내뱉고 마침표를 찍는 그 순간 나는 알게 된다. 또.. 또… 지랄했구나. 이걸 없애는 방법을 안 찾아본 건 아니다. 우울증에 처방받는 약부터 호르몬제까지 생각해봤지만, 그게 좋을 리가 없다. 늘 내가 잘 조절해봐야지 pms인걸 알아차리고 어쩌고 하지만 호르몬을 이길재간도 없다. 제일 큰 피해를 받는 건 나지만, 같이 사는 상대가 받는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누군가와 같이 살기로 결정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이것저것 신경 쓰이고 배려해야 한다. 100% 나의 것만 하고 싶은 생활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혼자 살게 된다면 이 짜증 나는 빨래더미와 내가 혼자 다 떠맡는 것 같은 이곳저곳 구석구석 먼지 닦고 쓸기는 더 이상 짜증 나는 일이 아니게 될지도 모르지만, 함께 있을 때의 행복과는, 상대에게 받는 사랑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겠지. 적어도 우리는 서로의 세계를 열어주고 서로 그것을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관계에 있는 사람이니까. 짜증보다 감사한 마음에 더 집중해 보자고. 다음 달엔 화내지 않을 수 있을까?

    비타민도 먹고 운동도 하고 골고루 잘 먹으며 한 달을 보내주겠어. 호르몬 … 다음 사이클엔 내가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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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IE G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