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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동안의 연옥
    신변잡기 2022. 2. 17.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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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이라 하기엔 배울 것이 있던 시간이라 연옥이라 명명했다.

    "Es ist ja geschmackssache" 생각하기 나름이지, 입 맛 따라 다른 거지 
    라는 문장으로 조금은 뭉뚱그릴 수 있을 것 같다. 디테일하게 들어가서 적자니 18시에 끝난 수업의 연장일 것 같아 그냥
    마음에 들지않는 방식과 이론을 가르치는 + 뭉근히 관철하는 강사 + 마음에 들지 않는
    몇몇의 학생들과 삼일 동안 긴긴 수업을 함께 하느라 내 몸과 마음이 너무 고생했다. 

    특히 이번 블록에서는 역할극이 많았다. 그룹도 소수인원이였고. 
    그래서 독일어로 발표하는게 아직은 부담스럽지만 앞으로 해야만 할 것임을 알기 때문에 지옥이라곤 차마 말할 수 없는
    연옥을 견디는 상태였던 것 같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수업에서 여러가지 치료 방법에 대해 조금씩 배웠는데, 나와 친구들이 특히 알아차리는 나의 변화가 있다면 내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으로 인해 나를 잡아두던 생각(Hemmungen)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친구는 "이제 나는 네가 그리는 그림이 뭔지 알아맞힐 수도 있을 것 같다니까! "라고 까지 표현해줬다. 
    그림 그리는거야 좋아했지만, 실재하는 것들을 주로 그렸지 생각이나 어떤 개념에 대한 표현을 해본 적은 전혀 없으니까. 새로운 접근이었고, 이 활동이 심지어 내 안에 가두고 있던 음악을 만들어서 내놓는 것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며칠 전에 깨달았다. 

    비약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해볼까? 괜찮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은 내 음악이나 내 리소스에 해본 적이 없었다. 

    이 소중한 순간은 저번 블록에서 다른 선생님과 있었지만 이걸 통해서 그룹에서 일어나는 다이나믹을 좀 더 부드럽게 바라보는 관점도 키워진 것 같고.. (아직까진 백신 반대 이야기만 나오면 피꺼솟...) 의심하고 있던 Kreative Thrapie의 여러 모습을 직접 경험하게 돼서 반갑고 다행이고 기쁘기도 하다. 

    어. 쩌. 면.
    이게 다 독일어라는 새로운 단어로 만들어진 세계에서 금방 태어난 아이처럼 뒹굴 수 있는 시간이 내게 주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독일어는 어렵고, 인간관계는 그보다 더 어렵다. 나처럼 락다운의 해제가 무서운 사람이 또 있을까? 

    아차차... 까먹을 뻔했지. 사실 Zoom을 (포함한 모든 미팅) 독일어로 하다 보면 나의 언어와 태도 모든 것에 현타가 오는 순간이 굉장히 굉장히 (중요하니 두 번) 많은데 그 많은 기분 나쁜 혹은 나에게 실망되는 순간들을 긍정적인 시간으로 기억하기 위해 적는 것. 

    어제 오늘 두 번 치료사 역할을 했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대화 중간에 제시한 음악이 대화와 분리 되지 않고, 내담자의 끊고 싶은 생각의 고리를 끊는 것을 돕기도 했고 나의 물음과 대화 방식이 상황과 사고를 긍정적으로 발전 시키는데 도움이 됐다"는 것을 꼭 꼭 기억하고 싶어서. 나를 칭찬하려고 티스토리를 켰는데 그만 까먹고 말았네 하하. 

     

    아니무스 아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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