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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 화상 +8일 응급실 이후의 자가 치료.신변잡기/독일생활 2023. 8. 27. 19:50반응형
*이 포스팅엔 다소 자극적일 수 있는 화상환부 사진이 첨부돼 있습니다. 보기 원치 않으시면 뒤로 가기.
그전에 올린 응급실 사진은 화상 입은 후 이틀 된 모습이었다. 의사가 귀하고 화상전문 피부과나 병원이 없는 독일에서 스스로 드레싱 하는 이야기 등등.. 이 이 포스팅에 있다. 그전 포스팅은 아래 링크.https://joliei.tistory.com/173
금요일 화상을 입었고, 당일 통증을 제외하면 이후 일요일 새벽까지 물집도 통증도 없었다. 그래서 계획됐던 여행을 시작했는데… 문제는 그 이후이다. 일요일 오후 (48시간) 까지도 괜찮았던 통증과 화상이 저녁부터 가렵고 아파서 잠을 잘 수 없었다. 항히스타민제와 (가려움증 완화, 세티리진, 일반의약품) 진통제를 털어 넣고 겨우 잠을 청했지만 쪽잠.
뮌헨에서 주치의를 찾아 예약했다. (Doclieb App)
너무 가려워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어쩌고저쩌고 해도 그분이 준 처방은 크림과 드레싱. 드레싱은 아주 어린 간호사 둘이 정말 오랜 시간을 들여해 줬고, 엉망이었다. 친절하지만 경험도 구비된 약품도 없었다. 심지어 의사는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게 없네요”라는 말로 나를 불안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일 관련 의사라면서… 산재에 관련될 수도 있는 건데…. 그냥 진단서만 써주냐고…날은 더운데 이런 스스로 붙는 끈적하고 바람도 안 통하는 붕대를 감다니 … 하 …. 가려워 죽을 뻔..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잘츠부르크 32도 쨍쨍한 더위에 사진 찍는다고 기어코 돌아다녀서 그런 걸까 …. 빈에 도착하기 전에 친구에게 물어봐서 병원 예약을 하고, 하루가 어서 지나기만을 바랐다. 저녁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응급실을 가야 하나 24시간 상담가능한 의사에게 전화를 해야 하나... 오스트리아 빈의 앰뷸런스 전화번호는 144... 오래 고민하다 다시 항히스타민제를 털어 넣고 겨우 잠을 청해봤다.
그리고 마침내 다음 날 의사는 상처를 보고 아주 가볍게 드레싱을 해 줄테니 응급실로 가라고 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또 응급실 행... 그냥 잠 못 들 때 앰뷸런스 불러서 갈 걸 싶었다. 그도 그럴만한 게 상처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아서.. 그리고 손! 관절에도 화상을 입었기 때문에... 거기 가서 교수한테 보여주란다. 이름은 AKH 대학병원이라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도착하니 사람도 거의 없었고, 아무래도 평일이니까 모든 병원이 일 하기도 하고. 접수하고 나는 독일의 공보험 가입자이고 등등 화상이다. 일반 병원의사가 이쪽으로 보냈다니 1분도 안 돼서 의사 선생님이 나왔고 자기를 따라 오란다. 선생님은 매우 프로페셔널해 보였고, 내 상처를 보자마자 "흉 질 수 있겠군요"라고 말씀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도그럴게 상처가 매우 못생겨서 ㅋㅋㅋㅋ 거의 물집이 크면 2.b 한국에서는 심재성 2도라고 한다는데 사실 진짜 상처가 깊은지는 물집을 걷어낸 아래 피부를 봐야 알 수 있다고 한다.
의사 선생님은 퀵하게 Flammazine(한국의 실마진과 거의 같은 성분)라는 화상용 연고를 새로 열어 발라 주셨고, 압박 드레싱을 해 주셨다. 중요한 실리콘거즈도 잊지 않고 얹어서 수포가 생긴 피부가 드레싱에 붙어 떨어지거나 하지 않게 처치해 주셨다.
"구축 오지 않게 손가락 자주 움직이세요. " (구축은 찾아보면 수술이나 화상으로 손상받은 피부조직이 엉켜 구부려져서 펴지지 않는 상태 같은데.. 선생님은 자주 구부리라고 했거든. 어쨌든 약간의 재활은 필요할 테니... 흠.. )
그리고 실리콘 거즈와 붕대를 쥐어주시곤, 플라마찐 연고도 처방해 주셨다. 독일에 돌아가면 주치의에게 상처 한번 더 보여주라는 말과 함께.
실리콘 거즈는 흉지지 않고 상처를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연고 위에 얹는 거즈로 살과 붕대에 붙지 않으며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일반 실리콘 거즈는 약국에서 사기 어려웠고, 살 수 있던 건 파라핀 코팅된 거즈였다. 이것도 역시 실리콘거즈와 비슷 하지만, 살 수 있다면 실리콘거즈가 더 좋겠다. 이유는 좀 덜 딱딱하고 움직임이 수월하다. 나는 드레싱관련한 모든 것을 사서 여행을 했고 매일 드레싱을 바꿔줬다. 삼출물이 어마어마하게 나와서..목요일 + 6일, 중지의 물집은 이미 터졌고, 모든 물집의 팽팽했던 피부가 조금 느슨해졌다. 아무래도 삼출물이 조금 적어졌나 보다. 여기서 나는 집 가까이의 의사를 방문했고, 그는 손가락 두 개에 아직 감겨있는 붕대를 뜯으려고 했다. 모두가 보존하라는 껍질과 수포를 다 제거하려는 생각인지. 눈 한번 딱 감고 하자. 이러면서 항생제 소독액을 뿌려댔다. 나는 한사코 내가 한다며 의사가 뜯어내려는 걸 거부했고 그는 진료를 거부했다 ㅋㅋㅋㅋㅋ 그냥 진료실에서 나가버림.... 니 맘대로 하세요.. 나는 흉 지지 않고 빨리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지 윽박지르는 건 당신 아들에게나 하소..
간호사가 드레싱을 해 줬지만 연고도 없이 건조 드레싱을 해 줬고, 나는 집에와서 다시 드레싱을 했다.
**** 독일에는 화상 전문병원이 없다. 중증 부상 전문 병원만 있을 뿐.......... 그래서 나는 영어 독어 한국어로 온갖 정보를 수집했고.. 드레싱 마이스터가 됐다...
오늘은 +8일째. 아마 검지가 제일 심하게 화상을 입엇던 모양이다. 검지만 아직 진물 혹은 물집이 완벽히 빠지지 않았다. 피부 발적이나 이상증상인 열감과 통증이 없는 이상 집에서 계속 경과를 보며 치료하면 될 것 같다. 손가락을 굽히고 펴는 데는 이상이 없으니.
기름과 후라이팬. 부엌에선 정신없이 경거망동하지 말 것..반응형'신변잡기 > 독일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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