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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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49유로 티켓, 어디까지 써 봤니 (1)신변잡기/독일생활 2023. 8. 27. 04:59
작년 9유로 티켓의 뒤를 이을 독일의 49유로 티켓. 솔직히 40유로나 더 비싸진 건 작년과 같은 정책은 아니지만, 함부르크 기준 3,35€ 가 편도, 종일권이 7,81€ 라는 것을 생각하면 나..름 저렴하다. 이 독일 티켓이 함부르크 (HVV) 만 끊는 것 보다 20€ 저렴하니까. 이 티켓을 가지고 있으니 독일 전역으로 향하는 Nahverkehr (지역간 열차,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는 모두 무료! 다만, EC, ICE 와같은 고속 기차는 당연히 따로 티켓팅 해야한다. 가는 길은 우리집에서 지하철과 지역 열차를 번갈아 타서 3시간이 걸리는 여정. 우리는 중앙역에서 누들박스를 사 들고 탔다. 먹고나니 표 검사원이 돌아다녔다. Kiehl 중앙역 도착, 12분 연착해서 계획된 열차는 못 타고 밖에서 커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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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독일 응급실 (2/2)신변잡기/독일생활 2023. 8. 20. 11:07
의사는 여기로 오라며 침대에 매우 큰 기저귀 같은 것을 깔았다. 위생상 환자마다 바꾸나 보다. 그리고 이리저리 물어봤다. 어떻게 일어난 일이냐. 다시 약과 병력에 대해 물어봤고 나는 다시 대답했다. 손가락을 눌러보기도 했고, 그리곤 아무것도 안 해준채 어떻게 처치를 해야 할지 동료들과 의논하고 온데… 난 계속 젖은 티타월로 손가락의 열기를 빼려고 했다. 그 메타미쫄을 마신 뒤로는 아주 아프진 않았다. 의사에게 보여줄 때는 물에 손이 불어서 어디가 환부인지 보이지도 않았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내가 병원의 사진과 보고서의 사진을 찍고 거울도 보고 이리저리 돌아볼 때까지 의사는 오지 않았다. 한참 있다가 나를 보곤 처치실로 들어왔다. 사실 나는 나가려고도 해 봤는데 저문 안 열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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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독일 응급실 (1/2)신변잡기/독일생활 2023. 8. 20. 10:06
아직 올려려고 임시저장해 둔 포스트가 있는데 사진을 저장하고 편집하다 갑작스레 화상을 입게 돼서 저장한 글은 담에 올릴 수 있겠다. 장보고 맛있는 블루치즈파스타를 만들 생각이었다. 아주 좋은 올리브유를 가득 부어 스탠팬을 달궜다. 파스타 면도 삶과 마늘 양파 치즈까지 모두 썰어서 이제 볶으면 된다. 딸리아뗄레 스톱워치 6분. 스탠팬에 올리브유가 너무 뜨거워서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기름을 약간 식히기 위해 프라이팬을 들어 올렸다. 부채질하는 식으로 한 두어 번 하다 시선을 다시 파스타 면으로 돌렸는데 그때 바로 기름이 손에 쥬르륵하고 흘렀다. 놀란 나머지 프라이팬을 내팽개쳤고 (더 큰 일 생길 뻔했지만 다행히 실내화와 옷이 기름 튐을 막았을 것 같다.) 차가운 물로 열기를 식히기 시작했다 한 3-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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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혼성 사우나 체험기신변잡기/독일생활 2023. 8. 7. 17:47
몇 년을 살아도 도전해 보지 못한 독일의 문화. 사우나(혼성)… 사실은 사우나 간단 생각으로 집을 나선건 아니라, 운동하러 간다는 생각이 더 컸다. 호주, 스페인, 프랑스, 독일의 그 많은 누드비치 FKK (Freikörperkultur 자유의 몸 문화라고 의역 할 수 있을까 … ) 보기만 했지 그 “문화”를 즐긴다는 건 생각하지 못 했다. 아무래도 내 안에 작은 매우작은 유교걸, 그리고 아시안 여성에게 유럽인들이 가지는 편견을 내 자신이 감당할 수 없어서 그런 걸까. 글로 쓰려니까 더 어렵네. 편견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 너만 당당하면 이라 얘기할 수 있겠지만, 이 편견을 참지 못하고 입으로 내뱉는 인간들을 봐왔기에 그런 상황을 마주치고 싶지 않기도 하고. 그 편견을 내가 굳이 곁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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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함부르크 여름의 저녁신변잡기 2023. 7. 26. 03:09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었나 보다. 결국은 쓰지 않고 카메라를 챙겨 나가 봤다. 다행히 함부르크의 여름은 해가 길고 많이 덥지 않다. 오히려 추웠지. 몇 개의 사진이 의외로 맘에 들었다. 헤드폰을 끼고 나갔는데 자우림의 거지가 나왔다. 내 싸이월드 BGM " 수상한 사람 건들건들 걸어가는 모습 건들건들 말을 걸어보려 다가가면 알 수 없는 말들. 그래 여깄다, 다 먹고 꺼져줄래, 아냐 고맙다는 말은 안 해도 돼" 이 가사가 맘에 들어 도토리로 샀던 열댓살의 나, 이 삐뚤어진 마음과 폭력성은 열네다섯 살 때부터 있었던 건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살아 있어 장하다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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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어버이날신변잡기 2023. 5. 9. 02:05
이번 해는 (아, 아직 인스타그램을 열지 않아서 일까.. 아니면 내가 상담으로 좀 덜 불편해 진 걸까) 오만원짜리 만원짜리가 튀어나오는 케익을 준 자식들의 인증샷을 많이 못 봤다. 그런 선물과 인증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감사함을 표현하고 인증하는 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순간이다. 이 글은 온전히 나의 것이니 나의 감상일 뿐. 어버이날을 생각 했다. 챙겨주고픈 어버이가 없다. 그래서 어버이가 아닌 이모에게 연락했다. 쉬어 갈 그늘이 언제든 되어줘서, 늘 그리 말 해 줘서 고맙다고 연락 했다. 이모에게 연락 하면서 정말 그럴 어른이 한 명도 없는 사람이면 이 날은 어떤 날일까 하고 생각했다. 아니면 어버이와 연락 할 수 없는 상황이라던지, 그럴 상황과 여건이 안된다면 어떨까.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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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볼파브릭 (Wollfabrik)신변잡기/독일생활 2023. 4. 13. 02:24
나는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은 뜨개를 시작한지 햇수로 2년차. 아직 배색뜨기나 꽈배기로 뜬 작품은 없지만, 여러 옷과 프리핸들링으로 다수의 악세서리를 만드는 어엿한 뜨개인이 되긴 했다. 그동안 가 봐야지 하고 생각만 했던 볼 파브릭에 다녀왔다. 볼 파브릭은 일반 실 가계와는 약간달리 콘사를 주로 판다. 그렇다고 볼실은 아얘없는 것도 아니고, 바늘이나 악세서리도 보였지만, 아기자기한 동네 실 가게와는 다른 느낌이다. 일단 게이지는 있으나 뜨개 작품은 거의 없었고, 파브릭이라는 이름에 맞게 판매를 위한, 딱 그만큼의 정보를 주는 곳이였다. 나는 여러곳을 둘러보다 세일코너에서 노란색 실 성분을 알 수 없지만 최소 알파카가 포함 되어있는 듯한 실을 골라서 구매했다. 몇그람당 얼마로 팔고, 물어보면 콘사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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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신변잡기 2023. 3. 30. 19:10
지금 참석하고 있는 세미나의 강사가 자꾸 채식 이야기를 예시로 들어서 뜨개를 하다 말고 써 보는 글이다. 채식 이야기를 하다 자기는 우유를 매우 좋아한다는 예시가 아닌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건 어떤 의도일까? 채식주의에 대한 다양한 예를 들지만 사실 자신은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닐까? 하고 짧게 생각했다. 고기를, 다시 말해서 동물을 먹지 않는다는 것은 스무 살 때 한창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이 유행했을 때 접했다. 내가 그 책을 읽고 가장 충격을 받았던 점은 닭이 매우 오래 산다는 것이었다. 소와 돼지처럼 큰 동물이 아니라 닭이.... 닭이라는 것은 한국인에게서 떼어놓을 수 없는 식재료 중 하나다. 전국의 치킨집이 전 세계의 맥도널드보다 많다나 뭐라나. 지금까지 맥도널드가 이기고 있는지 치킨..